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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시간
On time mapped by things

2020. 06. 02 이 경희

오랜 기간 철암 탄광 지역 버려진 광부들의 주거지와 일터들을 다니며 사람의 시간과 사물들의 관계 그리고 장소에 대하여 생각했다.

사물성을 가진 우리의 존재는 집을 짓고 사물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사물들도 시간을 살아낸다. 우리와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삶의 흔적을 기억하고, 공간을 장소로 만든다. 주춧돌 밖에 남지 않은 절터나 폐허가 된 사람들의 거주지에서 느껴지 는 정조 - 그것은 사물들이 담지하고 있는 시간이다. 새로 지은 집과 사람이 살다간 공간 은 그래서 다르다.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사물성을 가진 조각은 공간을 점유하거나 장소에 놓여 지는 어떤 것이 아니라 장소를 구체화 하여 작품 속으로 데려오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조각은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를 가르쳐 준다‘고 했다. 장소를 구체화하여 작품 속으로 데려온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일까? 화두처럼 가지고 있 던 의문이었다.

작품이라는 사물 속에 어떻게 장소가 구체화 될 수 있을 까?
사물의 체화한 시간(On time mapped by things)을 생각한다. 

2016년 서을조각회 정기전  <시간의 향기> 서문

2016년 여름의 초입에서 '시간의 향기' 서울조각회 정기전을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갖습니다.

1983년 창립된 서울조각회가 어느덧 37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전시를 지속해온 서울조각회에서는 다양한 기획전들을 개최하였고, 2010년에는 서울조각회30년, 미대 조소과의 70년 역사를 정리하여 '빌라다르와 예술과들'(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2011)을 출간하였습니다. 이는 서울조각회가 단순한 동문작품 발표의 장을 넘어 근 현대 미술현장의 시간과 공간을 기록하고 한국 미술사의 깊이를 더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우직해 보이도록 전시를 지속해 오고 있는 동문회의 활동은 성과위주로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와는 어긋난 길을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베를린 예술대학 한병철 교수는 <시간의 향기>에서 현대 정보사회의 시간성을 원자화된 점의 시간으로 진단하고 파편화되고 불연속적인 점-시간에는 향기가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는 시간이 연속성과 지속성을 지닐 때 비로소 깊이와 넓이를 가지게 되고 이렇게 공간을 확보할 때 향기를 내기 시작한다고 주장합니다. 서울조각회 회원들의 작업과 기억이 쌓임에 따라 또 다른 공간이 마련되고 다양한 세대 간의 연속성이 그 시간의 공간에 폭을 넓혀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내년 2017년에는 서울조각회를 창립하신 김세중 선생님 기념과 내 "예술의 기쁨"공간에서 6월7일 부터 7월23일까지 기획 전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신중한 기획을 통해 작품을 통한 선 후배간의 진솔한 소통의 장이 되고 서울 조각회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적극적인 참여와 지속적인 격려 부탁드립니다. 

이번 전시가 2016년 새로운 시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16년 5월15일 

서울조각회회장 이경희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장소사유와 조각

“조각은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가르쳐 준다.

Sculp- ture teaches us what it means to be in the world”)1)

조각의 정체성은 역사적으로 장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전개되어 왔다. 장소 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무언가 있는(being)것, 어떤 사물성을 가지고 있 는 존재라는 말과 관련되어있다. 우리의 존재도 역시 사물성을 갖는다. 독일의 철학 자 하이데거는 인간의 존재를 다자인(Dasein)-거기 있는 존재, 곧 터 존재라고 정 의하며 인간이 필연적으로 장소(시간적인 요소와 함께)에 속하여 있음을 설명한 다. 또한 조각을 존재의 진리가 일어나는 장소로 보고, 조각의 사물성이 새로운 공간 을 열어 감으로써 인간의 거주를 위하여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의 후기사유 에서 공간과 장소, 조각 그리고 인간의 거주는 존재론적으로 연결된 공속적인 관 계를 갖는다. 본고에서는 조각과 관련된 하이데거의 사유와 작품의 예를 살펴본다.

하이데거는 “예술의 본질은 존재자의 진리의 작품 가운데로의 자기정립”2)이라고 하여 예술을 존재의 진리가 가장 잘 드러나는 영역으로 간주하였다. 주로 시를 통한 언급이 었지만 폴 세잔, 반 고호, 파울 클레 같은 화가의 작품을 통해서도 존재와 예술, 죽음 에 대한 사유를 전개한다. 60년대에는 버나드 하일리거(Bernhard Heiliger)(그림1)나 에두아르도 필리다(Eduardo Chillida)(그림2)등 조각가들과 직접적인 친분을 가진다.

공간.장소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의 개념은 사물이 놓이는 장소로서의 공간이다. 하이데거는 순수한 공간의 성격을 사유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방식과는 다른 측면에서 공간을 접근하자고 제안한다. 우리가 공간의 고유한 특성을 경험하지 못하는 한 예술적 공간에 대한 담론 역시 모호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술이 진리가 드러나는 존재사건이라고 할 경우 그 진리가 나타날 수 있는 공간- 공간으로서의 공간- 그것을 하이 데거는 참다움 공간의 고유한 성격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순수한 공간의 성격을 사유하기 위하여 예술작품의 공간 자체와 직면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조각에서 공간은 어떻게 만들 어 지는 가? 조각작품은 안과 밖으로 경계를 정하며 만들어지며 비어있고 차있는 볼륨을 갖게 된다. 이렇게 비어있고 차있는 볼륨을 통해 작품의 공간은 나타난다. 우리의 일상생활 이 행해지는 곳은 일반적이고 세속적인 공간으로 신성한 공간이 뒤로 물러나 멀리 사라져 버린 그런 장소이다. 물리적-기술적 공간으로 매몰되어있는 일상의 공간에 신선한 공간을 불러오기 위한 장소의 해방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 바로 작품이 가지는 공간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공간(space)과 장소(place)라는 용어는 엄밀하게 구분되어 사용되지 않는다. 일 반적으로 장소는 ‘어떤 것(물체)이 놓이는 곳’을 의미하는데 이런 인식은 장소는 물체 자체 의 부분 또는 요소가 아니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라고 본 아리스토텔레스나 장소는 물체가 차지하는 공간의 일부라고 보는 뉴턴의 입장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공간과 장 소의 의미를 엄밀히 구분하여 비교하자면 장소는 의미가 더해진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거주

인간은 공간에 거주함으로서 그 공간을 장소로 만든다.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든 거주하 지 않고는생존할 수 없다. 하이데거는 거주를 인간이 세계와 사물과 관계하는 존재방식 으로 파악했다. 곧 몸이 세계 속에 서 사물과 관계하며 머무는 방식을 거주라고 한다. 그러니까 하이데거의 거주함은 혼자서 거주함이 아니다. 거주함을 땅위에서 하늘 아래 서신적인것들 앞에서죽을자들과더불어사방의본질을소중히보존하며사물들곁 에서 머무는 것을 의미한다. 사방의 본질을 보존하고 소중히 보살핌으로서의 거주함은 사방을 사물들 안에 참답게 보존한다. 인간은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 세계안에 거주하 고 이런 거주함의 근본 특성은 소중히 보살핌으로서의 인간의 거주를 통해서 세계가 사 물들 안에 보존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얘기하는 장소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일부 에 불과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물의 형태를 띠면서 다른 사물들과의 상호연관관계 속 에서 그것들의 본질이 드러나도록 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것”3)을 말한다. 소중히 보 살피는 거주함의 특성으로 인하여 세계가 사물들 안에 보존되고, 소중히 보살피는 거 주를 제공하는 것이 장소이다. 그리고 조각은 바로 그러한 장소의 구현이라는 것이다.

조각

칠리다의 조각작품은 하이데거의 <예술과 공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칠리다는 그 의 작품(그림3)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조각적으로 만들어진 형태가 아니라 형태 와 형태 사이 그리고 형태와 빈 공간사이에서 생겨나는 관계”4)라고 주장한다. 작품 내 부의 공간을 공간적인 특성이 억압되어 뒤로 물러나 버린 실제 공간에 연결을 맺게 하 고 매체를 교환하는 적극적인 산출의 장소로 바라보는 것이다. 칠리다는 마치 음악에서 음 과 음사이의 침묵이 음의 표현을 가능하게 하고 긴장을 주듯이 그의 조각에서 빈 공간 의 역할이 물질 고유성격의 울림을 간직하고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앤소니 곰리(Anthony Gormly)의 작품은 하이데거가 말하는 “조각이 바로 장소이고 장소를 작 품 속으로 데려온다는 것”이라는 의미를 문자 그대로 구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몸을 떠내러 작업하는 곰리의 조각은 스스로가 머물렀던 하나의 장소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주조방법 에서 무언가를 떠낸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겉껍질을 만드는 것이고 주조물의 빈공간은 그 안에 실 존했던 것의 부재를 암시한다. 문자 그대로 자신의 몸이 머물렀던 장소이자 조각으로서의 장소 가 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그는 동시대 작가들의 장소에 대한 관심(장소 특성적)과는 구 별되는 존재론적 관심을 보여준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미술사 교수인 W.J.T.미첼은 앤소니 곰리 의 조각을 하이데거의 장소 사유와 연관 지으며 조각의 장소이자 조각으로서의 장소에 대한 심 오한 사유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시대의 조각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5)고 주장한다. 사물(조각)은 존재적으로 장소를 필요로 하고 장소는 사물이 된다. 하이데거는 “사물을 사 물로서 사유한다면 우리는 사물의 본질을 그것이 본질적으로 존재하는 그 영역 안에서 돌 보며 존재하는 것이다. 사물로-됨은 세계를 가깝게 함이다”6)고 말한다. 하이데거의 장소 사유를 통해서 조각의 사물성이 가지는 풍부한 가능성의 영역이 논의 될 수 있을 것이다. 사 물의 사물 됨, 사물로서 사유함, 곧 조각으로서 사유함의 영역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 본글은 필자의 2013년 서울대학교 미술학 박사학위논문 ”조각과 공적공간의 존재론적 장소 성”의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입니다.

1) Andrew J. Mitchell, Heidegger Among The Sculptors – Body, Space, And the Art of Dweling, Stanford University Press, 2010, p.1.
2) Martin Heidegger, <예술작품의 근원> 오병남(역), 서울: 경문사,1986. P.102.

3) 김동훈,<헹복한 시지프스의 사색, 하이데거 존재론과 예술철학>. 서울: 마티,2012,p.249

4) Andrew J, Mirchell,위의 책, p.66.
5) Mitchell, William,<그림은 무엇을 원하는가>, 김전유경(역), 서울: 그린비, 2005.p.369 6) Martin Heidegger, <강연과 논문>, p.234

철암그리기 라운드테이블, 2014 

철암탄광역사촌 : 공공예술 프로젝트로서의 현 단계
철암 탄광역사촌의 진행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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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철암 역사 체험 공간 세미나실
때 : 2014년 4월 18일(금) 오후 2시
주최 : 할아텍 / 이경희

​기획취지

​2002년부터 철암 그리기를 지속해온 할아텍(www.halartec.com)에서는 2010년 방문 100번째 세미나를 비롯하여 2003년 5월 17일 태백시 소도동 태백석탄 박물관  "태백시 예술환경을 위한 패널토론" 그리고 2008년 12월 20일 "광산 문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역주민과  행정주체, 미술 간의 상호적 담론을 형성하고자 하였다.

최근 철암은 탄광지역 생활현장 보존 복원사업이 시행되어 2014년 2월 13일 철암탄광 역사촌 개관 기념식을 가지는 등 새로운 변화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할아텍에서는 2014년 4월 18일 "철암 탄광역사촌의 진행과 전망" 이라는 주제로 지역주민과 참여 작가, 미술이론 및 행정의 측면에서 철암의 지난 시간과 현재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하고자 토론회를 개최한다.  ​
이경희   2014.4.18

​순서

1: 발제
태백 지역의 전시공간과 문화행정 : 정영순 (태백자연사박물관 관장)
철암 역사체험공간의 진행 상황 : 배일환 (전 태백시 문화과장)
한국의 공공미술과 공적공간의 미술지원 : 김찬동 (한국 문화예술위원회 시각책임심의위원)
삼방동 주민 자치위원회 활동상황 : 이찬우/김동현 (철암시민)
철암 제안서 및 활동계획 김기동 (태백미협회장)
철암 그리기와 지역사회 : 한응전 (할아텍작가) 
역사체험공간에 대한 전망 : 서용선 (할아텍작가)
공적장소와 오브제 담론 : 이인범 (상명대교수) 

2: 발표 녹취

3: 라운드테이블 토론 녹취

사회: 이경희 (고려사이버대 교수)

빈틈(공간)을 채우는 삶과 예술

김정락/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

현대조각에 가장 크게 대두되었던 문제는 공간이다. 매스 와 공간의 조화 혹은 갈등 그리고 작품으로 인해 파생된 공간 의 다양한 개념들은 현대조각의 실제와 이론이 부단하게 논 의하는 것들이다. 작품을 둘러싼 외부의 공간이나 벽으로 차 단된 건축학적 공간, 지리 혹은 지형학적인 공간 등 수없이 많 은 공간개념들이 존재하지만, 공간예술의 정수로서 조각이 품 고 있는 공간에 대한 문제는 비교할 바 없이 심각하고 깊다. 사 실 거의 모든 조각예술가들이 이 문제를 근원적으로 안고 있 으며, 물질과 싸우는 한편 공간과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 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것은 공간이 아닌 어쩌 면 공간에 대한 사유와 그 사유의 지평이 아니겠는가? 이경 희 작품은 바로 이 공간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제기이고, 더 나 아가 공간의 감성에 대한 조형언어로서 그 의미를 획득한다.

공간은 물질로 형상화된 작품에 의해 부차적으로 설정되는 것 만은 아니다. 이경희 작가의 작품에 주목해 보면 오히려 공간 을 창조하기 위하여 질료적인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추측이 타당하다면, 작가는 공간의 의 미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작업을 수행하는 자 다. 이경희의 공 간은 물리적인 사이나 빈틈만이 아니다. 그곳은 의미를 축적 하고 언어의 장력이 활동하는 곳이다. 작가의 공간에 대한 사 유는 오래되었다. 미국 유학시절부터 작가는 인터넷의 인터 스페이스(가상공간)가 소통의 장으로서 가능한다는 점을 들 어 물리적인 공간성을 극복한 새로는 개념을 찾았었다. 이 후 ‘거주(habitation)’란 주제에서 작가는 삶의 현장으로서 집 을 조각의 언어로 표현하였다. 거기에서도 공간은 삶의 숨처 럼 집의 내,외부를 관통하며 삶의 역사를 끌어안고 있었다.

이제 공간은 사람과 사람 사이가 되었다. 공간은 작가에게 물리적인 비움이 아 니라, 소통의 장소이기도 하며, 또한 정감으로 채워질 부분이었다. 오래 전 작가 는 미국으로 유학하여 컴퓨터미디어를 전공하였다. 당시에 인터스페이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었다. 이 연구를 결산하는 자신의 석사논문 입구에서 작가는 시인 정현종의 ‘섬’이란 시를 인용하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시인이 말한 섬은 바로 소통과 인연 혹은 다양한 운명 적 결합을 위한 장소이다. 작가는 이것을 그런 문학적 비유를 공간에 대입하였 다. 그리고 작가는 공간을 품는 그런 형상들을 만들어 공간을 감성적인 방식으 로 끌어안았다. 이것이 이경희 작품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서정성이며, 단순한 멜로드라마가 아닌 궁극적 사랑, 즉, 소통의 사이라고 부를만한, 바로 그 간격을 채우는 그런 공간이다. 철한이나 목판을 조립해 만든 형상들은 그 평면적 결합 으로 공간을 만든다. 얇은 매스는 그러나 그것이 감싸는 풍부한 공간으로 인해 상쇄되고, 부드러운 감성을 만들어낸다. [housenbody]나 [hugging oneself] 와 같은 드로잉은 물론 완성될 조형을 위한 습작에 불과하지만, 여기서도 공간 에 대한 생각은 굵은 윤곽선이나 강한 색채로 강조된 매스 면에 비해 그 존재론 적 표현을 양보하지 않는다. 여기서 작가는 집과 인간이 같은 몸으로 서로 어우 러져 삶을 이루고 그것이 공간과 융화되어 있음을 조용한 몸짓으로 보여준다.

Space before mass
 

Kim, Jung Rok/ head curator of KimjongYong Museum

Space is the issue of modern sculpture. The harmony or discord created between mass and space, and the various con- cepts of space derived from works of sculpture have repeatedly been explored both in theory and in practice, Among a myriad of concepts of space – the exterior space surrounding the work, architectural space shut off by walls, for example – none is more intense, none more profound than that harnessed within sculpture, at the pinnacle of plas- tic arts, It is an issue intrinsic to all sculptors, under the double burden of space and matter, Yet one can ask, is not the problem to overcome not space, but thoughts of space and the horizons of those thoughts? Kyunghee Lee’s work is a direct proposal of such question, achieving its significance as a formative language of emotions regarding space.

Space need not be set secondary to the matter forming the work, Observing Lee’s work, one is made to wonder instead, wheth- er the forms art there for the space. Should this be an adequate interpretation, the artist is someone who works incessantly to produce meaning of space. Lee’s space is not just a physical interval or gap. Its is the place of accumulation of meaning and of active tension of language, Her thoughts on space have developed over time. During the time she spent in the US, she sought new concepts of cyberspace as a field of communication that bridges the limitations of physical space, Later in a project titled “Hab- itation.” She expressed homes as the scene of life, In it space penetrated matter like the breath of life, hugging on to its history.

This time the space is that in between persons, To the artist space is not a physical emptiness, but a place of com- munication, to be filed with sentiments, Years ago, she studied computer media in the US, focusing her research on a novel concept of space at the time, called “interspace.” In the introduction to her thesis completing this line of re- search, she quoted a poem titled “Sum”(meaning “island” in Korean) by hyeonjong Jung, “There is an island in be- tween persons.” The island the poet referred to is a place for communication, fate, and merging of destinies, Lee took this metaphor to the spatial dimension. She made forms that harbor space and sentimentally embraced all that in between, This is the lyricism of Kyunghee Lee’s work – not a simple drama, but a space that fills the open- ing of communication, of ultimate love, Forms comprising steel and wooden plates create space they surround and altogether build a calm sentiment Nor do thoughts of space concede its expressive existence to planes empha- sized with thick contours or strong colors in etudes like “housenbody” and “hugging oneself”. Here, the artist shows with quiet movements the entanglement of home and its inhabitant, the life realized from it, how is spatially fused.

오브제에 담긴 소박한 소망

김상일/ 여성신문 미술 전문기자

-거주


자연이든 인간이든 쉼이 필요하다. 하루해가 뜨면 주변은 소란스럽다.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모 든 만물이 부산을 떨기 때문이다. 새들의 지저귐, 자동차 소음, 싱크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부 산한 손놀림, 현관문 여닫는 소리, 복도나 계단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 등. 소위 바쁨이 란 결국 이동을 말한다.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공간이란 우리 주변을 감싸주는 벽체와 지붕 이다. 벽체는 안과 밖을 구분 짓는다. 건축 또한 내적 공간과 함께 외부 공간으로부터 일정한 공 간을 유지하며 조형성을 드러낸다. 결국 외적으로 드러난 건축은 자연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 원으로 존재하지만 그 내적 공간은 삶의 방식으로 드러난다. ‘집’이란 개념은 삶을 영위케 해주 는 소박한 공간이다. 여기에는 휴식과 안락함이 있다. 온 세상이 어둠으로 채워지면 만물은 안락 의 공간으로 찾아든다. 쉼의 시간이다. 그러나 앞만 보고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는 쉼이란 아련히 멀게만 느껴진다. 이경희의 조형세계는 다채로운 기하학적인 형상인 사각, 삼각, 역삼각 등 다각 형에서 비정형인 곡선의 흐름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마치 입체주의에서 봄직한 다시점 결합이 다. 표현방식은 안팎이 함께 공존함으로써 내외부 공간의 착시마저 준다. 이러한 이경희의 작업 은 삶의 흔적이나 기억들로 단순히 조형적인 형태만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삶의 애환을 담고 있다.

소통을 위한 열린 조형공간

유학시절에 배웠던 디지털 방식의 비물질적인 형상작업들은 내용에 중점을 두었다면, 물질성이 강한 조각적 재료는 많 은 신체적 접촉을 필요로 한다. 한때 그녀가 보여준 디지털 작업들은 이산, 정체성, 남북분단, 철암프로젝트, 목포프로 젝트 등 폴리티컬(정치적인) 작업들이었다. 이경희의 최근 작업들은 지난 대학시절에 배워온 아날로그 조각방식에 향수 를 느끼듯 회귀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들은 유학 때 진행하던 디지털 방식의 많은 작업이나 경험들이 밑거름이 되고 있다.

-주변

이경희는 철판이나 목재 그리고 석고 등을 주로 다루며 그 자재가 갖는 근본적인 특성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철판작 업은 캐드(CAD)도면에 의해 정밀히 오려지거나 손수 가스 절단기에 의해 자연스럽게 재단하기도 한다. 목재에 의한 작업 또 한 여러 장을 겹치거나 층층이 쌓아올려 단면적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석고로 이루어지고 있는 작업들은 매스의 특성을 살 린 조형적 공간 구성과 재료의 자유스러운 연결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공간적 구성은 신체와 결합된 집의 현상으로 드 러난다. 집이라는 오브제는 따스하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철판의 차가움과 날카로운 단면들로 구성된 텅 빈 공간은 적막하게 느 껴지기도 한다. 재료가 주는 기본 모노톤의 색상 또한 회색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공허와 허무감 마저 주기도 한다. ‘삶의 둥지’에서는 집의 유기적인 변화와 함께 배경을 이루는 형상들이 언뜻 보기에 나무나 뭉게구름처 럼 나타난다, 그러나 이는 주로 신체를 건축적으로 조형화한 것들이다. 이경희는 집이라는 오브제보다 신체적 특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간에 대한 집착보다는 인간애에 대한 애착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작가는 집과 신체적 결합을 통해 정감어린 공간 을 구성하려 한다. 작가 이경희는 자연과 집, 사람과 집,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 공간을 통해 서로의 소통을 원한다. 그것도 정감어린 소통의 공간으로, 그렇기에 그녀의 조각

은 벽과 벽을 구분 짓은 선, 창문, 문들은 대부분 뚫어 놓 는다. 다른 재료나 색상으로 메우려는 노력도 없이 그냥 여백으로 남겨놓는다. 마치 소통의 통로처럼 활짝 열려 있다. 이렇듯 집을 구성하고 있는 이경희의 조형공간은 물리적이거나 물질적인 존재에만 머물지 않고 숨겨지 또 다른 공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표현들은 오랜 시간의 공간에 대한 사유와 공감을 필요로 한다. 유 학시절 디지털에 의한 가상공간에 대한 반복적 실험과 경 험이 또 다른 새로운 공간개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성안의 성, 2009

인간은 사회화 되는 과정 속에서 집단화 무리화 되며 살아왔다. 그 집단 속에서 서로를 구분 짓고 갈등이 일어났으며 그 안에서 생겨나는 힘의 균형을 조절하기 위하여 성을 쌓고 개인의 생존을 위해 집을 지어왔다. 성과 집은 사람을 보 호하는 생활의 외피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나와 다른 이를 구분하는 경계가 되기도 한다. 이 경계가 작품의 요소가 된 다. 청주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접경지에 위치한 지정학적 요인으로 군사적 요충지였다. 따라서 청주를 사이에 두 고 삼국간의 끊임없는 힘 겨루기가 전개됐던 곳이기도 하다. 이런 지정학적 특성으로 청주에는 정북동 토성과 상당산 성이 원형을 간직한 채 잘 보존이 되어있다. 원삼국시대에 축성되고 청동기 시대로부터의 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정북 동 토성의 원형을 작품의 기본 구조로 하여 상단 산성 안에 성의 레퍼런스reference로서 구조물을 설치한다. 사람 에게 거주하기 위한 구조물로서의 오두막은 하나의 성이다. 자연과 우리의 생존이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서의 집. 궁극 적으로 우리는 땅과 그 땅의 역사와 어떤 관계에 있고 그 안에서 집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본다. 작품을 인체 의 크기에 맞추어 일대일로 소통할 수 있는 대상이 되도록 한다. 건축적인 요소와 조각적인 요소를 함께한 작품이 된 다. 관람객이 작품 안에 들어가 성의 존재론적 구조를 체험해 볼 수 있고 내부에 잠시 앉아 쉴 수도 있다. 두 세 사람 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제작하고 창을 통해 주변경관을 독특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시선을 잡는다.

Men formed groups and clans in the process of socialization. They separated themselves within their groups, began to have conflicts, and built castles and houses to balance power and survival. Castles and houses are the castings that protect humans and boundary that separate one from the other. This boundary was the motif of my piece. Cheongju was a geopolitical and military strategic point, serving as the border of Goguryeo,Baek- je, and Shilla. The Three Empires constantly battled to win Cheongju. Because of this geopolitical character, Cheongju still has relatively well-preserved Earthen Castle of Jeongbuk-dong and Sangdand Fortress Based on the original shape of Earthen Castle of Jeongbuk-dong, which cherishes various relics from Bronze Period, I installed structures inside Sangdang Fortress. A hurt is similar to a castle in that it serves as an abode. I think about the meaning of house in relation to nature and human survival and about its relationship with our soil and history and what it means within that relationship. I made the pieces almost as tall as an average person so the audiences can communicate with them one by one. The artwork combines the elements of architec- ture and the elements of sculpture. The audiences can go inside the installation to experience the existential structure of the castle or take a rest inside. The installation will be sized to barely accommodate two or three persons at one time and have a window for them to see the surrounding landscape from a unique point of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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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nopticon 작품설명

트루만이 한국전쟁전에 연설한 내용 중의 한 문장인 “World peace is more important than any individual”이라고 하는 문장을 사운드 파형으로 표현하였다. 이 문장을 다시 각 단어로 나누어 컴퓨터 합성기계음으로 읽어 마우스를 그 사운드파형 위에 올려놓으면 무작위적(random)으로 반복하게 하였다. 따라서 관람자가 마우스를 사운드파형위에 올려서 행동을 하면 때로는 단어들의 나열이나 경우에 따라 전혀 반대되는 의미인 “Any individual is more important than world peace” 같 이 조립된 문장을 들을 수 있다. 한글은 민간이 통제 구역안에 거주하시는 이산 일세대 분들을 인터뷰 할때 들은 내용중의 한 문장을 적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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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ing

The word, ‘block’ means not only a basic unit, but also interception, or inhibition. A structure is built up by piling up block, and the structure blocks each other.

The process into digital exchanging information goes through the step of making blocks, and through the digital media, we experience the both side of infinite possibility and extinction in communication.

Using screen saver which makes collision at the surface of media when computer screen is left alone, I make a work that the border between text and im- age, and pushing and pulling in communication and extinction are visualized.

블록만들기

블록이라는 말은 단위를 형성하는 것을 뜻하기도 하고 또 차단, 방해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블록을 쌓아서 하나의 구조를 만들기도 하고 서로를 차단 하기도 한다.

정보를 주고받는 디지털로의 과정은 블록만들기의 단계를 거치게 되고 이런 디지털매체를 통해 우리는 소통의 무한 한 가능성과 단절의 양면성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컴퓨터 스크린을 방치할 때(무관심) 미디어의 표면에서 부 딪치게 되는 스크린 세이버를 이용해서 텍스트와 이미지 의 경계 그리고 소통과 단절의 밀고 당김을 형상화한 영상 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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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프로젝트”는 국가간의 여행허가가 이루어지는 현장을 중심으로 노출되는 문제점들을 문화적 시각에서 접근해 봄으로써 국가 와 개인, 개인과 개인간의 소통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한다. 글로벌리즘을 얘기하고 있는 지금 출입국을 허가하는 비자는 때로 군 사분계선 만큼이나 강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국가간의 법의 실행 앞에서 한 개인의 절실한 문제들은 흔히 간과되고 무시된다. 국가 권력과 자본의 논리아래 제정, 시행되고 있는 비자발급의 제문제는 한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 구체적인 만남의 장으로부터 발생한다. 우리는 이 만남의 장을 하나의 정치적 풍경으로 간주하고 이 풍경을 “비자 프로젝트” 주제적 실마리로 삼아 전개해 가고자 한다.

참여하고 있는 작가들- 류장복, 서용선, 이경희 – 과 후원인들을 포함한 일반 참여자들의 실제 경험들을 (2001년, 서울) 모아 여행의 자유와 비자 발급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 정치적인 구성요소들이 어떻게 충돌하고 절충되는지를 다양한 작업형태로 펼쳐 보일 것이 다.

주제와 관련된 일반인들의 경험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그 기회를 열어 두고자 함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적 성격이다. 웹 상 의 공간은 적극적인 상호 참여를 통해 자발적인 자기증식을 기할 수 있는 적절한 장소일 수 있다. 또한 웹 상으로 채집된 조사자료와 내용은 작가의 개입을 거쳐 기존의 전시공간 뿐 아니라 프로젝트의 성격과 긴밀한 연관성을 갖는 장소에 전시됨으로써 문화적 체험 의 다양한 기회가 실제공간 속에서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상처_ 광주비엔날레 인터뷰

2000

 

김연주_ 웹아트에서 눈에 띄는 작가나 작품을 소개해 주십시오.

이경희_한국작가는 계속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외국작가로는 Stephen Wilson(userwww.sfsu.edu/~swilson). George Leg- rady, Christopher Novak, Ken Goldberg(queue.ieor.Berkeley.edu/~goldberg), Laurie Anderson(www.stedelijk.nl/capricorn/ anderson), Barbara De Genevieve – Paula Levine – Lauren Weinger(www.art.uiuc.edu/pleasures) 등이 있고, 웹 아트 사이트 로는 www.siggraph.org/s99/conference/art/artiste.htmlwww.ghostcity.com 등이 있습니다.

김_ 사이버 공간에서의 전시형식이 관람객들에게 교감과 소통을 전제로 할 떄 적정한 방식의 전시라고 할 수 있나요?

이_ 두가지 측면이 공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전시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open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전시장의 시공간적인 제약을 뛰어넘는 교감과 소통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으나, 기존의 전시가 가진 암묵적인 전제 즉 이것은 예술이다라고 하는 전제 안에 묵인될 수 있었던 기본적인 울타리나 그것을 읽던 틀이 없어진 상태에서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작업이 법주화 되고 교감과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가 남게 되죠. 기존의 비디오 아트가 미술계의 인정을 받기까지 10여년의 세월이 소요됐던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 5년여의 역사를 가진 웹 아트는 빠르게 미술의 한 장르 속으로 진입해 오고 있다 고 볼 수 있어요. 따라서 지금은 새로운 매체에 걸맞은 새로운 형식의 많은 전시방식들이 시도되어야 할 시기입니다. 사이버 공간은 일상생활과 아주 밀접한 부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전시 방식을 통해서 더 활발히 소통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김_ 인터넷 공간에서의 공공성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을까요?

이_ 사적공간과 공적공간이라는 문제는 인터넷 공간에서도 아주 중요한 주제가 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작품이 일단 서버에 옮겨져 주소를 갖게 되면 비록 인터넷이라고 하는 한정된 공간 안에 존재하게 되지만, Network와 필요한 장비를 갖춘 모든 이의 접근이 언 제나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공성이 이미 내재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과거의 작품이 관객을 그것이 전시된 공적공간으로 불 러냈다면, 인터넷 공간에서는 작품이 관객의 사적인 공간 속에서 관람됨으로써 프로세스적 성격과 인터랙티브(interactive)적인 요 소를 잘 활용한다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관객이 그저 수동적인 참여자로서의 역할에서 작품안에서 적극적인 co-operator의 역할로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_ 웹 아트에 대한 일반적 이해를 돕기 위해 개념을 정리해 주십시오.

이_ 웹아트를 가장 단순하게 정의하자면 web이라고 하는 Internet의 한 부분을 그 표현의 양식으로 삼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어
요. 웹 아트는 그 표현매체로서 우리가 가지고 있ᄌ는 글, 이미지, 소리, 냄새 등 소통체계 대부분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문학, 미술, 음악, 등 기존의 예술형식에 대한 총합적인 성격을 지니거나, 한 장르 또는 두 세가지의 장르가 접합된 것 같은 양상을 띠기도 하죠. Marshall McLuhan의 말처럼 미디엄 자체가 의미체가 되기 때문에 우리가 사용하는 웹아트라는 디지털 미디엄이 바로 자신과 현실 을 인식하는 방법이나 사회 내에서의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어요. 따라서 많은 웹 아트 작가들이 예술사와 더불어 소통의 역학적 근원이나 구조, 의미체계를 다루고 있는 소통이론(Communication theory)과 문화현상의 구조나 상호관계와 영향을 다루고 있는 문화이론(Cultural Studies)을 작업의 이론적 배경으로 삼죠.
탄생한지 이제 5~6년 되는, 한창 새로운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웹 아트의 개념을 기존 예술을 정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웹 아티스트들이 인터넷공간을 접근해온 방법을 나름대로 분류해서 그 바운더리를 설정해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아요. 우선 ’전시 공 간의 확장’의 의미로서 가상 갤러리 형태를 띠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전시공간 확장의 의미와 작가와 관객, 관객과 전시공간 즉 기존의 화랑(Museum)간의 새로운 관계의 형성이 그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인터넷공간이 적극적인 소통의 한 장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경우는 인터넷 고유의 특성 곧 그 본질적 요소인 전자매체(electroniv medium) 특성에 관심을 갖는 경우인데 알고리즘생성 아트도 포함이 됩니다. 또 새로운 대안적 형식으로서 Narrative적 요소에 대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경우 그리고 정보를 다루는 측면에 대한 관심 곧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한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객참여를 유도하여 담론을 형성시키고 전개해 나가는 작업경향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김_ 미국에서 웹 아트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이_ 아주 활발하게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특히 서로 다른 장르(musician, writer, scientist, techni- cian)의 작가들이 공동으로 작업하거나 참여한 작업들이 눈에 띕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Art & Technology와 관련된 화랑이나 뮤지움이 따로 고유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고, Siggraph, Leonardo, MIT Visual Arts Center 등과 같은 연구소 및 단체에서는 과학과 예술에 대한 연구와 발표가 활발하게 진행되 어 왔어요. 이런 맥락에서 웹아트의 이론적인 배경이 형성됩니다. 실제로 뉴욕에 대형 디지털 아트센터가 곧 개관한다고 하고, 구겐 하임 미술관에서도 가상공간을 소개할 계획이며, 3월에 열리는 휘트니 비엔날레에서도 10여 편의 디지털 작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Kim, Yeon-joo_ Please explain the main concept of web art for general understanding.

Lee, Kyung hee_ To define Web Art in the simplest way, it is art which uses a part of the internet – the web – as a form of expression. Web Art includes almost all communication systems such as letters, images, sound and even smell as the medium of expression. Therefore, it has the holistic nature of the existing form of art such as literature, fine art, music, etc., Or it shows the articulated features of two or three genres.

The digital medium of Web Art itself has brought the fundamental changes of ideas on the way of communication and interaction within society and the way of conceiving the self and reality. That is to say, the medium itself became the message, as Marshall McLuhan said.
Thus, many web artists consider the history of art, communication theory, which investigates the origin of communica- tion mechanism, its structure and meaning system, and Cultural Studies, which take an interest in cultural phenomena and structure as well as the interrelationship and its influences between them, as theoretical background for their work. Web Art has only a five or six year history, but is spreading rapidly as a new field. It is a better way to define the concep- tual framework of Web Art by classifying the method of web artist’s approaches to internet space, than by approaching through the existing ways of defining art. First of all, Web Art is shown in the form of the cyber gallery aimed at the en- largement of exhibition space. The enlargement of exhibition space and the new formulation of the relationship between artist and audience, audience and exhibition space(established gallery and museum) can be critical issues in this case. Secondly, Web Art uses internet space for an active communication. This is concerned with the innate characteristics

of the internet, that is the intrinsic nature as electronic medium, and it includes algorithm-generation art. Finally, there is also Web Art focusing on investigation of the possibility of narrative, as an alternative form, and formation of public opinion on social or political issues.

Kim_ What is the situation of Web Art like in the U.S?

Lee_ Lots of artists from various genres are working actively in this field, Especially, collaborations between different genres(musician, writer, scientist, technician) are remarkable. Actually, since a long time ago, galleries and museums related to Art & Technology have been running some programmes in this area, and research institutes and organizations such as Siggraph, Leonard, MIT Visual Arts Center have produced theoretical outcomes. The theoretical background of Web Art is being formed in this way. In New York, a large scale digital art center will open soon, the Guggenheim Mu- seum has a plan to present a cyber show, and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will also show around ten digital artworks in its exhibition in March. Most Web Art, which is categorized in art, deals with the issues raised in art history or with that of new media. Also, issues on monopoly on language, software etc. on the internet and commercial capital- ization of cyber space are being raised.

Kim_ Please introduce some distinguished web artists.


Lee_ I’m still doing my research on Korean artists, and Sim Chul-ung is the one I discovered ‘till now. You can see his work at www.visart.or.kr/sucho/sim. Stephen Wilson(userwww.sfsu.edu/~swilson).George Legrady, Christopher No- vak,Ken Goldberg(queue.ieor.Berkeley.edu/~goldberg),
Laurie Anderson(www.stedelijk.nl/capricorn/anderson), Barbara De Genevieve – Paula Levine – Lauren Weinger(www.art. uiuc.edu/pleasures) can be listed. And it is worthwhile visiting www.siggraph.org/s99/conference/art/artiste.html and www.ghostcity.com. etc.

Kim_ Do you think this kind of exhibition in cyber space is proper for communication with the audience?

Lee_ Yes, in two ways. On one hand, strictly speaking, in terms of that the exhibition in cyber space is open to every- body, it is not restricted by time and space. Creating broader communication and mutual response. On the other hand, the question of how artworks are categorized and communicated can be raised when the tacit premise to legitimate art has disappeared. Comparing video art, which took a decade to be accepted as art, web art with only a five year history has been rapidly entering the art world. So it is a time to develop a totally new kind of exhibition method to present new media art. Cause, cyber space took a park of everyday life, it can be communicated more actively through various types of exhibitions.

Kim_ How can public spirit be realized on the Internet?

Lee_ The issue on private space and public space is very important the on Internet. Internet space, on which an artwork has its own address, is a limited space, but publichood resides in it owing to its accessibility for network users beyond the limits of time and space. And, while art of the past invited the audience to the public space where it is exhibited, art the cyber space breaks up or merges private space and public space.

Viewing pubichood as a guidance to audience participation, the internet space has a unlimited potential with its pro- cessing ability and interactive nature. The audience can take part in an artwork as a co-operator rather than a passive appreciator.

LIVE DMZ

 

 

Will the web, the uncompleted space, repeat ideological conflicts as in the DMZ, the objectified space?
- The most characteristic of the web is its open communication. But it is also limited to the certain language. DMZ is not a result of one nations internal conflicts, but a result of power struggle of the world. We will discuss about this ideologi- cal issue of DMZ on the open web with art.

Pursuit of the exhibition that relates Online/offline, and coordinator/artist/audience organically.

1990

 

 

최근의몇개월동안은석고판석과석 고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고 있다. 판석 과 석고를 이어 붙이고 양괴를 더해가면 서형태를만든뒤연필로선을긋거나면 을 만들어 깊이를 표현한다. 이미 평면으 로 규정된 단단하고 매끄러운 성질을 갖 고 있는 판석의 완결적인 요소와 가변적 인 석고의 형태를 만들어 보고자 하였다.

깨지기 쉬운 성질로 인해 작품의 중간 단계정도로만 인식되어 오던 석고를 사 용한 것은 재료와 밀착해서 원하는 형태 를직접적으로만들어갈수있고나의시 간이 행위의 흔적으로서 그 축적된 모습 으로그대로보여질수있다는점,그리 고내생각의속도와더불어일이진행되 고마무리지을수있다는점때문이었다.

매끈한 판석의 면을 자르고 조합시켜 몇 개의선을정한뒤직조에의한방법으 로 일을 진행한다. 미리 마케트를 만들 고 그것을 진행시켜 나가는 방법이 아니 라큰윤곽만을정한뒤직조에의한방 법으로 일을 진행한다. 미리 마케트를 만 들고 그것을 진행시켜 나가는 방법이 아 니라큰윤곽만을정한뒤재료와마주 서서 결정해 나가는 방법으로 취하고 있 다. 재료자체의 탄성과 나의 의지 그리 고 그것이 만나는 공간과 시간, 우연적인 요소가 함께 작용하여 형태가 선택된다.

작업을 하는 일은 그 작가의 총체적 경험 이 매순간마다의 상황을 결정해나가는 일 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주목하는 것은 재 료자체의 물질성과 그 재료가 이루는 구조 에 대하여 일어나는 나의 감동과 몰두이고 작품의 내적구조의 연관관계라든가 그것 들이 이루어 내는 형상에 관심이 간다. 그 리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 은 자유고 통찰이고 도달이라고 생각한다.

장르의 구별이라든가 특정시점의 편향된 관념들로부터 떠나 표현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로 직접 다가서서 범주화되기 이전의 그 본성의 자유로운 상태를 꿈꾸고 있다.

석고 위에 연필로 선을 긋고 면을 그려넣 은 것은 두가지 의도에서였다. 하나는 석 고판00의 물질성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실제 매스와 판석과의 연결감을 주려고 한 의도였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표현된 양 괴에 의한 실제공간과 그려넣고 나타난 시 각적 깊이에 의한 환영적공간을 동시에 표 현해 보고자 한 것이다. 실재 3차원의 양괴 를 다루는 조각의 표현에 있어서 2차원에 평면에 그려진, 시각적 깊이로 표현된 환 영적공간을 끌어넣어 공간에 대한 심리적 관심을 표현해 보고 싶은 의도에서 였다.

이러한 방법은 단지 공간의 문제뿐만 아니 라 우리들 가슴속에 이미지로서 작용하는, 어떤 개념의 연상작용을 표현하는데 있어 서도 사용되었다. 이를테면 섬(island)의 실체와 더불어 하나의 신화를 간직하고 떠 있는, 미완된 완결체로서의 섬에 대한 나의 이미지를 표현해보고 싶었다. 인물을 함께 하여 작업한 것도 그와 유사한 경우이다.

나는 많은 문제들이 지나치게 밀착해 있 기 때문에 혹은 지나치게 지엽적으로 분 화시켜서 전문화되기 떄문에 일어 난다 고 생각한다. 조금 거리를 두고 그리고 보 다 종합적으로 문제를 보려고 노력한다. 현대라고 하는 이 한점의 시간에도 지나 치게 얽매이고 싶지 않다. 인류가 존재한 이래 계속되어온 미술표현이라는 큰 줄 기 안에 살아있는 그런 생명력으로 작업 하고 싶다.

신석기시대 상징화된 추상미술이라던가 당나라말의 먹을 흩뿌리고, 튀기기도 하 며 작업했던 일품화가들의 수묵운동을 생 각하면 재현적이라던가 비재현적인 미술 사상의 구분도 하나의 커다란 리듬속에서 파악되어져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생명의 의미가 죽음과 고뇌를 포함한 전체적 인 것이듯 예술의 의미도 그 모든것을 포함 한 것이어야 할 것 같다.

요즈음 나는 우리가 보고 만지고 둘러싸여 사는 물질들(조각의 표현수단이기도 한)의 기본입자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분석불가 능한 실체가 아니라 다른 사물을 향해 뻗어 나가는 일련의 관계(A set of relationship) 에 의해서만 파악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물리 적 세계는 그러한 전체와의 관계에서 각 요 소사이에 이루어지는 관계의 거미줄이라는 것을 양자역학에 관한 이론에서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내가 생활하면서 느 끼는 여러문제들과 아주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우리자신이 극소의 물질의 요소와 거대한 우주의 운동과 바로 하나의 본질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앎이기도 했 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에게 모든 본질적인 것이 하나의 큰 리듬으로서 느껴지게 했고 어째서 고대민족이나 원시민족들에게 그렇 게 음악과 춤이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었는 가에 대한 이유를 알게했다.

내가 점차로 표현하고 싶고 하고자 노력하 는 것은 완결되고 정리된 하나의 형태라기 보다는 하나의 상태이고 소통이다. 지금 살 아 숨쉬는 사회 와 시대의 문제, 그리고존재 자체의 유한성이 지니고 있는 생명의 내적인 문제들을 안에 지니고, 그것에 대한 종합으 로서의 표현을 진행시켜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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